법학연구총서

119 부작위범의 인과관계.jpg

<서문>


  이 책은 필자의 박사학위논문을 일부 수정보완한 책이다.

 

  부작위(不作爲). 한자어로는 작위가 아닌 것이라는 태생적으로 소극적이고 애매한 개념. 2023년 현재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에서 부작위는 법률용어로, 마땅히 하여야 할 일을 일부러 하지 아니함이라고 정의되고 있다. 무릇 법률가들의 용어로 여겨져 오던 이 단어는, 세월호 사건을 시작으로, 가습기 살균제 사건, 최근의 소위 계곡 살인사건에 이르기까지 부작위에 의한 살인죄라는 문구로 그 개념이 사회 일반에 널리 알려지게 되었다.

 

  전통적으로 특정한 범죄의 결과가 발생하였는데 아무도 처벌되지 않는다는 점에 대한 불편감은 부작위범의 가벌성의 범위를 확장시켜 온 반면, 가시적인 인간의 동작이 존재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형법의 판단대상으로 삼는 데에 대한 불편감은 그 가벌성의 범위를 제한해 왔다. 시대적 흐름에 따라 논의의 기조가 변화하면서 부작위범에 대한 논의는 오랜기간에 걸쳐 이루어졌으나, 의외로 아직도 학문적 합의가 도출되었다고 보기 어려운 쟁점들이 산재한다. 부작위범의 인과관계 또한 그러한 영역들 중 하나로, 교과서적으로는 주로 작위범과 같다/다르다는 정도로만 서술되고 있는데, 구체적으로 어떠한 점에서 어떻게 같은지 혹은 다른지에 대한 언급은 거의 찾기 어렵다.

 

 

  형법상 작위의 경우 특정 행위자의 행위가 인과의 흐름에 적극적으로 개입하고, 결과 발생의 계기를 고의로 작출한다. 이와 달리, 부작위의 경우에는 결과의 발생을 향하여 이미 진행 중인 기존의 인과의 흐름에 개입하지 않는 소극적인 것으로, 인과적인 측면에서 보자면 누구의 부작위든 모든 부작위가 동일시된다. 이 책에서는 이를 논의의 출발점으로 삼아, 기존의 연구들을 토대로 부작위범의 인과관계를 보다 구체화해보려고 시도하였다.

 

  간략히 언급해보자면, 이 책에서는 부작위범의 인과관계를 판단함에 있어 자연과학적인 차원(인과관계)과 규범적인 차원(객관적 귀속)의 두 단계가 구별될 수 있음을 논증하고, 각 단계에서 부작위와 관계를 가지는 판단 대상으로서의 결과의 의미가 다름을 제시해보았다. , 인과관계의 판단 단계에서는 부작위와 현실적으로 발생한 구체적인 결과와의 관계를, 인과관계가 인정됨을 전제로 한 객관적 귀속 단계에서는 부작위와 기술된 구성요건적 결과인 추상적인 결과와의 관계를 판단한다는 것이 그것이다.

 

  나아가 위의 검토를 기초로 집단적 의사결정을 통하여 부작위범을 실현하게 된 경우를 인과관계의 측면에서 접근해보았다. 집단의 의사결정에 반대한 개별구성원에게 형사책임을 지우기 위해 공동정범의 성립이 그 해결책으로 제시되기도 한다. 그러나 타인의 의사표시를 저지할 공동의 의무를 인정하기 어려운 이상 결국 개별 구성원의 단독정범으로서의 형사책임을 검토하게 되고, 이 때 다시 개별 구성원의 행위와 결과와의 인과관계의 판단이 다시 의미를 가지게 된다.

  

 

  부작위범의 인과관계 문제는 자칫 인간의 사고 속에만 존재하는 것으로 여겨질 소지가 있으나, 이 책에서 검토한 것과 같이 세월호 사건이나 가습기 살균제 사건 등 실제 장면에서 의미를 가지기에, 이 연구가 유사한 사안들의 해결을 위한 단초를 제공할 수 있기를 바란다.

 

  이 짧은 머리말을 작성하는 데에 어째서인지 수개월이 소요되었다. 학자의 운명은 박사학위 논문대로 간다더니, 오랫동안 부작위를 한 셈이 되어버리고 말았기에, 무의식적으로 박사학위논문을 떠나보내기 아쉬웠던 것은 아닐지 변명해본다. 이 책을 통해 비로소 학위논문을 일단락 짓는다는 의미를 부여하며, 동시에 앞으로는 연구자로서 보다 적극적인 작위연구행위를 할 수 있기를 다짐한다.

 

  석박사학위 전 과정을 지나 지금까지 연구자로서의 모든 순간들을 버텨나갈 수 있도록 도움을 주신 이용식 교수님, 제자의 부족한 연구를 하나의 글로 완성할 수 있도록 학위논문 심사과정 내내 애정을 다해 조언해주셨던 이상원 교수님, 한인섭 교수님, 장영민 교수님, 오영근 교수님께 다시 한 번 감사의 말씀을 올린다. 오랜 시간 이 책의 출판을 기다려주신 서울대학교 법학연구소와 경인문화사 관계자 여러분들, 이 책의 교정을 보아주신 이다빈 선생님께도 거듭 감사한 마음을 전한다.

 

  그리고 뭐든 한 박자 느린 딸이 언제든 원하는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무한히 지지해주시는 부모님, 많이 사랑합니다. 건강하세요.




<차례>

 

 

1장 서론 


 

2장 부작위범의 개념과 구조 

1절 부작위범의 의의와 종류 

. 부작위범의 의의 

1. 부작위는 행위인가? 

2. 왜 부작위를 행위로 보는가? 

3. 작위와 부작위의 구별 

. 부작위범의 종류 

. 소결 - 부작위 행위와 결과 

2절 부작위범의 체계 및 구조 

. 일반적 행위가능성 

. 구성요건해당성 

1. 객관적 구성요건요소 

2. 주관적 구성요건요소 

3. 부진정부작위범의 동가치성 

. 위법성 

. 책임 

. 검토 

 

 

3장 부작위범의 인과관계 

1절 부작위범의 인과관계의 존부 

. 논의의 범위 

. 연혁적 검토 

1. 의의 

2. 독일에서의 논의 

3. 우리나라의 논의 

. 소결 

2절 부작위범의 인과관계의 내용 

. 관련 법 조문의 구조 및 해석 

1. 입법연혁적 검토 

2. 조문의 적용 

. 부작위범의 인과관계의 성질 

1. 의문의 제기 

2. 자연과학적 인과관계와 법적 인과관계 

. 부작위범의 인과관계의 내용 

1. 작위범의 인과관계와의 비교 

2. 부작위범의 인과관계 내용의 구체화 

3. 준인과관계 - 가설적 인과관계 

4. 가설적 인과관계의 내용 추가공식 

5. 결과방지가능성의 다중적 지위 

3절 부작위범에서의 객관적 귀속 

. 객관적 귀속의 검토 필요성 

. 객관적 귀속의 내용(척도) 

1. 확률에 의한 해결 

2. 위험감소론 

3. 의무위반 관련성 

4. 규범의 보호목적 

. 소결 

 


4장 구체적 사례에의 적용 

1절 판례의 검토 

. 세월호 판결 

1. 피고인에 대한 간략한 정보 

2. 인정된 죄명 및 형량 

3. 주목할 만한 법리 및 쟁점 

4. 인과관계의 검토 

. 유기치사죄 판결 

1. 유기치사죄의 특수성 

2. 결과적가중범의 상당인과관계로서의 판단 

3. 부작위범의 인과관계로 본 판결 - 십중팔구 

. 부작위 살인죄와 유기치사죄의 구별 

1. 법조문 

2. 고의 

3. 작위의무 

4. 행위정형의 동가치성 

2절 복잡한 사례문제 

. 3자의 행위가 개입된 경우 

1. 피해자의 자기위태화 

2. 우연한 사정의 개입 

3. 심리적 매개가 개입된 인과관계 

4. 소결 

. 집단적 의사결정의 문제 - 다중적 인과관계 

1. 가죽스프레이 판결 

2. 변형된 사안 - 만장일치 아닌 다수결의 사안 

3. 검토 

 

  

5장 부작위범과 과실범의 관계 

1절 과실범과 부작위범의 구별 

2절 의무위반 관련성의 중복적 검토 

3절 판례의 태도 

4절 소결 



6장 결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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