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학연구총서

애덤 스미스와 국가.jpg





<서  문>

     


막연히 경제학자로 알고 있었던 애덤 스미스가 실은 대학교수 시절 법학강의로 유명했다는 사실을 접하고 법학전공자로서 그에게 흥미를 가지게 되었다. 좀 더 공부를 해 보니 그가 법학박사였고 일생에 걸쳐 법과 통치에 관한 일반이론을 규명하고자 노력했으며 그의 정치경제학은 법학이라는 큰 틀의 일부로서 사고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와 동시에, 법학적 문제의식으로 그의 사상을 해명하려는 학문적 시도는 드물었고, 특히 그의 저서 속에 녹아 있는 공법적 사유, 즉 국가권력의 구성과 행사 그리고 그 한계에 관한 문제의식이 충분히 조명되지 않고 있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의아한 일이었다. 국가와 통치에 관한 논의를 중심으로 스미스의 이론적 성취들을 재구성해 보고자 하는 뜻을 품게 된 것은 이 의아함 때문이었다. 그간 경제학을 스미스의 중심에 놓음으로써 국가와 정치의 문제가 주변으로 밀렸다면, 필자는 이 구도를 돌려 후자의 문제를 중심에 두고 그의 이론을 재음미해 보려 했다. 이 책을 통해 특히 독자들과 공유하고 싶은 내용들은 다음과 같다.

첫째, 스미스의 법학, 특히 공법학의 토대와 주요한 특징이다. 그의 이론은 당시 지배적 학설이었던 자연법론에 기초해 있었고, 사회질서의 기원을 인간의 이성이 아닌 도덕감정에서 찾았던 스코틀랜드 계몽주의의 영향하에 있었다. 그는 자신의 상태를 개선하려는 인간의 노력을 역사라는 배경 위에 투사하여 국가론을 전개했는데, 이는 국가를 본성의 직접적인 산물로 보는 아리스토텔레스적 전통이나 계약 혹은 동의의 산물로 여기는 계약론자들로부터 스미스를 구별짓는 특징이다.

둘째, 국가와 통치에 대한 스미스의 기본인식이다. 스미스에게 국가는 인간의 필요에 따라 고안된 제도적 장치이며, 국가의 가장 큰 목적은 인간의 자유와 권리를 보호하는 데 있었다. 그가 권력분립, 그중에서도 행정권을 견제할 수 있는 사법권의 독립을 특별히 중시했던 것은 이 때문이다. 특히 그는 자유와 권리의 동등한 보장을 위하여 국가의 불편부당성, 즉 평등대우 의무를 강조했다. 국부론의 기본줄거리라 할 중상주의 비판은 바로 계급편향성에 대한 문제의식의 산물이었다.

중상주의의 원인으로 상공업자와 노동자 간의 정치적 불균형 현상에 주목한 것은 그의 정치이론의 또 다른 백미이다. 이 불균형을 극복하기 위해 공적 논의에 대한 참여의 중요성을 갈파한 것은 200여 년이 지난 오늘날 현실에 대한 해법으로도 여전한 생명력을 지닌다.

셋째, 국가와 자유의 관계에 대한 스미스의 이해이다. 흔히 알려진 바와는 달리 스미스가 보이지 않는 손의 신봉자임을 보여주는 증거는 뚜렷하지 않다. 그가 개인의 자유를 옹호한 것은 분명하나, 오히려 그러한 개인의 자유가 국가의 역할을 전제로 보장되고 실현될 수 있다는 그의 인식에 더욱 심오한 공법학적 통찰이 담겨 있다.

이는 분업문제에 대한 설명에서 잘 드러난다. 그는 분업의 발전이 경제적 진전을 가져오지만 동시에 인간의 정신적 무능과 덕성의 상실을 초래한다고 했다. 자유는 시장경제의 발전을 가져오지만, 시장경제의 발전은 자유에 유해할 수 있다는 역설이다. 스미스의 해법은 공공교육, 즉 국가의 개입이었다. 여기서 주목할 부분은 공공교육이라는 구체적 처방의 타당성 여부가 아니라, 자유와 국가의 관계에 대한 그의 기본적 시각이다. 자유를 보장하고 실현하기 위해서는 국가의 부작위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으며 국가의 적극적 역할도 필요하다는 것이다. 따라서 국가에 대하여 부당한 개입을 불허하는 것이 중요한 만큼 필요한 개입을 명하는 것도 중요하다. 자유를 보장하기 위한 국가의 역할, 이것을 이 책에서는 ‘자유의 인프라’라는 개념으로 다루어 보았다.       

이상의 내용에서 스미스와 헌법학은 멀리 떨어져 있지 않았다. 필자는 이러한 문제의식을 담아 법학박사 학위논문으로 제출했고, 이 학위논문을 토대로 이 책을 출간하게 되었다. 전체적인 틀과 기본논지는 그대로 유지했지만, 부족한 대목들이 눈에 들어와 잘못된 표현들을 바로잡고 일부는 다시 서술하는 등 전체적으로 손질하였다. 

이 책은, 필자에게 헌법학의 세계와 애덤 스미스의 가치를 알려주신 정종섭, 전종익 교수님, 깊고 넓은 학문적 시야로 필자를 이끌어 주신 송석윤, 이효원, 이헌환, 고학수 교수님, 그리고 필자가 헌법연구자로 성장하도록 도와주신 성낙인, 이우영, 전상현 교수님의 가르침에 빚진 바가 크다.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그러나 감사함과는 별개로 이 책에 오류가 있다면 그것은 전적으로 필자의 책임임을 밝혀둔다.

마지막으로 이 책을 준비하는 동안 격려와 응원을 아끼지 않고 물심양면으로 도와준 아내와 이제 애덤 스미스를 친근하게 여기는 아들에게도 진심어린 고마움을 전한다. 



2019. 8. 

이 황 희






<목 차>


 

1장 서론 

1절 서설 

2절 기존 연구의 흐름 

. 스미스와 경제학 

. 스미스와 정치학 

. 그 밖의 해석 

3절 이 책의 개요

 

2장 사상적 배경 

1절 스미스의 생애와 저술 

. 스미스의 생애 

. 스미스의 주요 저술 

2절 시대적 배경 

. 정치적 배경 

. 경제적 배경 

3절 이론적 배경 

. 자연법론의 형성과 전개 

. 근대 자연법론의 전개 

. 자연법론과 근대 입헌주의 

4절 정리 


3장 개인의 자유와 권리 

1절 도덕과 덕성 

. 도덕론 

. 덕성론 

2절 권리 

. 도덕과 법의 매개로서 권리 

. 스미스의 권리분류법 

3절 자유 

. 자연적 자유의 체제 

. 자연적 자유와 사회의 이익 

4절 정리 

 

4장 국가와 통치제도 

1절 국가의 본질 

. 개관 

. 스미스의 사회계약론 비판 

. 본성적 개선 노력 

. 국가의 기원과 본질 

2절 통치제도 

. 18세기 영국의 정치제도 

. 스미스의 정치체제론 

. 권력분립 원리 

. 대의제 원리 

. 시민의 역할 

3절 정리 

 

5장 국가의 역할 

1절 보이지 않는 손 

. 문제의식 

. 보이지 않는 손 

2절 구체적 역할 

. 개관 

. 권리의 보장과 실현 

. 사회의 안전

. 공익을 위한 사익의 규제와 조정 

. 약자 배려 

. 과세

. 국내 산업의 보호 

3절 시장경제와 국가 

. 스미스의 기본입장 

. 영국의 사례 

4절 정치경제학의 헌법학적 함의 

. 통치론적 문제의식 

. 통치론적 성격 

. 헌법학적 의미 

5절 정리 

. 스미스의 국가상 

. 전통적 이념의 쇄신 

 

6장 애덤 스미스와 헌법학 

1절 자유방임주의적 해석 비판 

. 스미스의 두 측면 

. 보수적 해석의 승리 

. 스미스 통치론의 이념적 좌표 

2절 경제적 자유 

. 자유의 인프라 

. 헌법학적 의미 

3절 정치적 자유 

. 정치적 자유에 대한 스미스의 논의 

. 헌법학적 의미 

 

7장 결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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