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 문❙
이 책은 서울대학교 법과대학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한 같은 제목의 논문을 정리, 보완한 것이다. 미술의 본질은 무엇인지, 그에 대한 법적인 보호는 어떠해야 하는지를 밝히려고 하였다. 학술논문을 출판한다는 한계가 있지만 미술 문외한인 법학 전공자, 법학 문외한인 미술 전공자뿐만 아니라 일반인들도 이해하기 쉽도록 쓰려고 노력했다.
사법연수원에 다니던 1980년대 말 부터 20년이 넘게 미술품 수집과 감상, 미술 이론 공부를 해 왔다. 틈만 나면 미술관과 화랑, 고미술상에 다니면서 화가, 미술상, 평론가들을 만났고 미술 관련 서적을 구해 공부했다. 조선 말 이후의 서화가 주된 수집 대상이었지만, 선사시대의 돌도끼, 중국의 도자기, 러시아와 대영제국의 은그릇, 현대의 회화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의 미술품을 수집했다. 해외에 갈 기회가 생기면 반드시 그곳의 미술관과 화랑, 경매장을 찾았고 미국 연수 시절에는 뉴욕 맨해튼의 미술관과 화랑, 경매장에 수백 번 드나들며 구경을 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미술과 필자의 전공인 법학의 공통분모를 찾는 작업을 하게 되었고 국내외 논문과 책을 구해서 읽고 미술품 경매, 세금 등에 대한 논문을 쓰기도 했다.
그러면서 가지게 된 주요 관심사 중 하나는 미술품과 미술가의 관계, 즉 미술가의 인격이 작품에 어떻게 드러나는가 하는 것이다. 2009년 출간한 필적은 말한다는 같은 시대에 상반된 인생을 산 항일운동가와 친일파의 글씨에 그들의 인격이 어떻게 드러나는가를 분석한 것이었다. 필적은 말한다가 필적학의 관점에서 글씨를 분석한 대중서라면, 이 책은 법학과 미학의 관점에서 그림을 분석한 학술서라는 차이가 있지만 기본적인 관점은 동일하다. 글씨와 그림, 시를 하나로 보는 시서화 일치(詩書畵 一致)는 동양 사상의 기본이다.
본 연구가 기존의 법학 연구와 다른 특징으로는 다음과 같은 것을 들 수 있다. 첫째, 법학 보다 다른 학문, 즉 미술이나 미술사, 미학에 대한 연구가 선행하고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높다는 것이다. 이는 논문에서 차지하는 분량이나 참고문헌만 보아도 쉽게 알 수 있다. 어떤 문제에 대한 법학적 접근은 반드시 그 문제의 본질을 탐구한 다음에야 가능하다는 것이 필자의 굳은 신념이다. 문화·예술의 경우 그 필요성은 더 하다. 둘째, 해외 입법례나 판례를 연구하고 비교, 분석하는데 그치지 않고 한민족에 적합한 법제도가 어떤 것인지를 논증하려고 했다. 외국 제도를 연구하고 장단점 분석을 한다고 해서 그것만으로 대한민국에 적합한 제도를 찾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법은 민족정신과 분리될 수 없기 때문에 한민족의 민족정신이 어떤 것인가를 규명하여 한민족에 맞는 제도를 찾으려고 했다. 셋째, 시대별·국가별로 미술에 대한 철학과 법률의 변화를 분석하고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갈 것인가를 예측하려고 했다. 학문 연구가 공허한 것이 되지 않으려면 비판과 분석을 통해 현재의 문제를 진단하고 미래를 정확하게 예측하여 대안을 제시해야 할 것이다. 넷째,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과 같은 법률 선진국 이외에도 중국에 대한 연구에 상당 부분을 할애했다. 중국은 이미 경제적으로도 세계의 중심이 되었고 전통적인 문화강국으로서 미술시장에서도 세계 최고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중국에 대한 이해나 중국의 미래에 대한 정확한 예측이 없이 세계의 미래를 전망하기란 매우 어렵다.
미술 창작과 그 산물인 작품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높은 수준의 미술품은 충분한 미적 경험을 향유하고 이를 통해 삶의 질을 높일 수 있게 해 준다. 또 이러한 미술품은 실존을 재기술하고 재해석하는 새로운 방법을 제공함으로써 환경에 적응할 수 있게 해준다. 사회의 예술 수준은 곧 그 사회의 수준이고 예술이 발전하지 못한 사회에서 학문과 기술, 경제만 높은 수준으로 발전하는 것은 기대하기 어렵다. 따라서 문화·예술의 수준과 향유의 폭을 넓히기 위한 노력이 지속되어야 하며 다양한 시각에서 그러한 방안에 대한 연구가 절실하다. 법률 분야에서도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연구들이 계속 되어야 할 것이다.
본 연구는 필자가 시작하고 진행한 것이기는 하지만 논문 지도와 심사 과정에서 많은 가르침을 받아서 비로소 탄생할 수 있었다. 지도교수이신 정상조 교수님, 논문 심사위원장이신 남효순 교수님, 부위원장이신 이상정 교수님, 심사위원이신 박준석 교수님, 이동진 교수님의 예리한 지적과 열정 어린 지도가 없었다면 본 연구는 완성되기 어려웠을 것이다. 국내 최고의 교수님들로부터 논문 지도와 심사를 받게 된 것을 행운으로 생각하며 교수님들께 감사드린다.
2010년
저 자
❙목 차❙
제1장 서 론
제1절 연구의 목적
제2절 연구의 범위와 방법
제2장 미술가의 저작인격권의 보호 범위
제1절 미술저작물의 개념
제2절 비교법적 고찰
Ⅰ. 대한민국
Ⅱ. 외국
1. 프랑스
2. 독일
3. 영국
4. 미국
5. 중국
6. 일본
Ⅲ. 소결론
제3절 대상별 고찰
Ⅰ. 고전적 의미의 미술저작물
1. 회화
2. 드로잉(drawing)
3. 조각
4. 응용미술
5. 한정판(limited edition)
6. 서예·서체
7. 원주민 미술(Aboriginal Art)
Ⅱ. 현대적 의미의 미술저작물
1. 전유미술(Appropriation Art)
2. 미니멀리즘(Minimalism)
3. 디지털 아트
4. 웹아트(web art)
5. 레디메이드(ready-made)
6. 모던 아트와 광고
7. 동물에 의한 경우
제3장 미술가의 저작인격권의 보호 수준
제1절 대한민국
Ⅰ. 연혁
Ⅱ. 성격
1. 학설
2. 일반적 인격권과의 관계
Ⅲ. 내용
1. 공표권
2. 성명표시권
3. 동일성유지권
제2절 외국 및 국제조약
Ⅰ. 프랑스
1. 연혁
2. 내용
Ⅱ. 독일
1. 연혁
2. 내용
Ⅲ. 영국
1. 연혁
2. 내용
Ⅳ. 미국
1. 연혁
2. 내용
Ⅴ. 중국
1. 연혁
2. 내용
Ⅵ. 일본
1. 연혁
2. 내용
Ⅶ. 기타 국가
1. 개요
2. 구체적 고찰
Ⅷ. 국제조약
1. 베른협약
2. 세계저작권협약(UCC)
3. 무역 관련 지적재산권협정(TRIPs)
4. 세계지적재산기구(WIPO) 저작권조약
5. 기타
Ⅸ. 소결론
제4장 보호의 차이의 원인과 전망
제1절 미술에 대한 인식
Ⅰ. 미술의 사회적 기능과 중요성
1. 분석의 필요성
2. 미술의 의미와 기능
3. 사회에서 미술의 중요성
Ⅱ. 미술가와 미술저작물의 관계
1. 서양
2. 동양
3. 소결론
제2절 미술가의 저작인격권의 역사
Ⅰ. 개요
Ⅱ. 시대별 고찰
1. 고대
2. 중세
3. 르네상스 시대
4. 근대 이후
Ⅲ. 소결론
제5장 디지털 시대의 미술가의 저작인격권
제1절 디지털 시대에 따른 변화
Ⅰ. 디지털 기술과 인터넷의 도전
Ⅱ. 미술가의 저작인격권에 미치는 영향
1. 학설의 입장 및 검토
2. 소결론
3. 구체적 검토
4. 저작인격권의 양도와 포기
제2절 국제적 합의의 필요성과 방향
Ⅰ. 재판권과 적용법률
1. 문제점
2. 재판권
3. 증거수집
4. 침해판결의 집행
Ⅱ. 미술가의 저작인격권의 내용
1. 문제점
2. 합의의 전망과 방향
제6장 대한민국에 적합한 미술가의 저작인격권
제1절 한민족의 미의식과 미술관
Ⅰ. 한민족 미술의 특징
Ⅱ. 시대별 고찰
1. 고려
2. 조선 초기
3. 조선 중기
4. 조선 후기
5. 조선 말기
6. 일제강점기 이후
제2절 한민족의 미술가의 저작인격권 역사
Ⅰ. 한민족의 저작인격권 역사
1. 역사적 고찰
2. 현대의 인식
Ⅱ. 한민족의 인격권 역사
제3절 해석론과 입법론
Ⅰ. 관념과 현실
1. 사상적 전통
2. 저작인격권의 사회적 이익
3. 경제적 여건
Ⅱ. 해석론
1. 보호대상의 범위
2. 공표권
3. 성명표시권
4. 동일성유지권
5. 저작인격권의 양도
6. 저작인격권의 포기
7. 저작자 사후의 저작인격권
Ⅲ. 입법론
1. 공표 동의 추정 규정 개정
2. 동일성유지권에 작품 파괴 포함
3. 원작접근권 도입
4. 원작철회권 도입
5. 추급권 도입 문제
6. 법인의 저작인격권 규정 개정
7. 동일성유지권, 성명표시권 보호기간 영구화